이번에는 왜 이렇게 빨리 끝내버렸지? 앗! 하는 사이 벌써 최종회를 맞은 <특명 계장 타다노 히토시>
작년 11월 말부터 올해 2월까지 드라마를 전혀 볼 수 없었기 때문에, 때맞춰 끝까지 본 드라마도 없고 같이 시작한 드라마도 없어서 열기가 식어버렸나? 분기 별 새 드라마를 보는 데 시큰둥해져버려서 예전 드라마를 몇 개 찾아봤더랬다.
(비록 보다 말긴 했으나) 그 중에 <전설의 교사>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어쩌면 아는 사람한테는 너무도 유명한 드라마일지도 모른다. 나? 반 정도 보다가 말았다. 아마도 아직도 이해하기 힘든 일본식 만담때문이 아닐까...그냥 한 번 생각해 본다.
전설의 교사는 그 이름도 유명한 다운타운의 마츠모토 히토시와 역시 그 이름도 유명한 SMAP의 나카이 마사히로가 선생님으로 나오는 드라마로, 내가 알고 있는 일본 학원물과는 좀 다르면서도 비슷하다. 학원물치고는 독특하던 <드래곤 사쿠라>에 나오는 그런 변호사라면 있을 법도 하고 나름 수용도 가능하지만, 이 드라마 속의 선생님이라면 둘 다 달갑지 않은 선생님 상이지만 이런 내 취향(?)이 무색할 정도로 이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은 열광이라 할 정도로 좋아하는 모양이다.
- 그러나 <드래곤 사쿠라> 류는 절대로 아니다. 굳이 두 가지로 나누라고 한다면 그래도 열혈선생이 나오는 학원물 쪽에 두 발을 다 담그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 서두가 길었는데 이렇게 별 관계도 없는 드라마를 들먹였던 건 어떤 배우 두 명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서이다.
먼저, <전설의 교사>에서 치에미란 여학생 역을 맡았던 시이나 노리코라는 인물.
<특명계장>을 보면서 단 한 번도 눈여겨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 치에미라는 여학생을 어디에서 봤는지 기억해 내려고 얼마나 머리를 쥐어 짰는지 모른다. 그렇게 안간힘을 써서라도 기억해 내고 싶을 정도로 치에미 역을 맡은 이 배우는 딱 일본 여자애답게 앙증맞고 풋풋하다.
결국 기억이 나지 않아 tv.co.kr을 검색해보니 놀랍게도 이번 분기에 챙겨보고 있는 드라마 <특명 계장 타다노 히토시>에서 속옷바람으로 왔다갔다 했다는 것 이외에는 기억나는 것도 없는 아나운서 후배역을 하는 배우였다.
심하게 말하면 <엘리트 양키 사부로>에 나오는 여자 양키 삼인조 정도의 수준이라, 세상이 뒤집히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로 그 이상의 배역은 맡을 리 만무한 배우라 생각했는데, 아역 시절이 있어서 꽤나 놀랐다.
그 두 번째.
일본 드라마 중에 아는 사람은 모두 대댠한 드라마라고 높이 평가하지만, 한번 더 보라고 권한다면 손사레를 칠 드라마, <영원의 아이>. 일본 드라마 소재의 다양성이라던가 작품성을 높이 평가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던 드라마를 꼽아보라고 해도 어김없이 순위에 들어가는 드라마일 것이다.
도대체 어떤 드라마냐고 묻는다면, 백이면 백, 괴롭겠지만 그래도 견디면서 한 번 보라고 권하는 드라마가 바로 <영원의 아이>이다.
그 드라마에서 루핀(유키)의 신비로운 느낌을 잘 표현했던 여자아이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스탠드업>에서 대충 몇 장면 나오는 정도의 비중으로 모습을 드러낸 이 아이한테 깜짝 놀랐을 것이다. 어쩌면 동일인물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사람이 대부분이 아닐까...내가 그랬던 것처럼.
게다가 검색해 보지 않았더라면 지금도 몰랐을 정도의 인상으로 <양키, 모교로 돌아가다>에 등장한 그 루핀이었던 무라노 미아라는 배우.
어쩌면 <삼나무 숲에 내리는 눈>의 스즈키 안 이미지를 그대로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여기에 올린 사진이나 그저 신비롭다는 말만 갖고는 표현 못할 정도의 느낌을 그대로 안고 있는 아역배우였다.
- 관계없는 얘기지만, <영원의 아이>에서는 카츠지 료나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아사리 요스케의 어릴 때 모습도 볼 수 있고, 이 드라마를 보고 나면 나카타니 미키가 한없이 좋아질 것이다.
- 그리고 <양키 모교로 돌아가다>. 내가 이렇게 일본 배우를 많이 알고 있었나 싶을 정도로 죄다 아는 사람뿐일 것이다. 포스트를 쓰느라 잠깐 다시 봤는데 시노하라 료코, 정말 매력적인 배우라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다.
나만이 갖고 있는 어떤 논리가 있어서인지 모르겠지만, 이 두 사람은 자신의 아역 때 이미지가 깨지는 것이 두렵지 않았을까?
아역 시절 맡았던 배역의 이미지나 비중과는 달리 점점 밀리고 밀려 변두리에서 맴도는 자신이 싫어지진 않았을까?
그렇지만 좋아하는 것이 싫고 힘든 것을 이길 수 있을 정도로 강한 마음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성형을 하지 않은 이상에야 사람의 얼굴이라는 게 그렇게 크게 변하진 않을 것이다. 변하는 건 그 사람이 그간 살아온 여정의 고달픔을 말해주는 인상이 아닐까.
해맑았던 아역배우가 고생이라고는 모르게 생긴 성인 배우로는 자라지 못하고 지금에 와서는 동네 언니처럼 변해버린 걸 안타까워 할 게 아니라, 그런 배우가 되었으니깐 우리의 <꽃보다 아름다워>에나 나올법한 사람의 삶을 더 잘 표현해 주는 길을 택하지 않은 걸 안타까워해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사람은 변하게 마련이고, 나 역시도 고등학교나 대학 시절의 나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지금의 나를 보고 깜짝 놀랄 정도로 변했을런지도 모른다.
언제나 밤만 되면, MT만 가면, 술만 마시면, 둘 만 되면 듣고 싶고 묻고 싶었던 '나는 어떻게 보여?' 라는 질문에 제대로 대답을 해 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지만 지금이라면 그 때는 어떤 인상이었는데 지금은 어때...라는 식으로 말해줄 수 있지 않을까?
변화가 두렵지 않은 사람은 없고, 그렇기 때문에 변하는 걸 꺼릴 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변하는 존재인 것이다. 싫어도, 좋아도. 내 의사와는 관계없는 일.
내가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는 약간의 각도나 속도 정도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