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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이 번역한 책을 좋아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난 싫다. 아니 싫다기 보다는 책을 읽을 수가 없다.

초벌번역도 아닌데 왜 출판되어 나온 책이 번역체인가?
책 자체가 재미가 있는지 없는지 모를 지경으로 이 사람이 번역한 책을 읽을 때에는 한 문장 한 문장 사고의 흐름을 다시 정리해야 한다.

선입견이 아니냐고 물어볼 수도 있지만 그렇지도 않다.
언젠가 무라카미 라디오를 읽으면서 굉장히 화가 나서 몇 자 적었던 적이 있다.
이게 무슨 문학작품이냐.
문학서적을 번역하는 사람 글이 이 정도 밖에 안되냐.
누가 단순 번역하라고 그랬냐.
문학작품을 번역하는 사람이면 한국사람의 사고의 흐름에 맞게 문장을 다듬어야지, 누가 일본원서랑 비교해 가면서 공부할 수 있는 일본어 교육자료를 만들어 달라고 했냐는 말이다.

이 사람이 번역한 걸 읽은 후에 뭐 대충 다 그런가보다면서 일본번역문학은 사실 포기를 했더랬다. 대충 보자 대충. 번역을 개판으로 해도 작가의 글빨이 뛰어나니깐 다 극복할 수 있을거야.. 이런 생각으로 말이다.
그렇지만 김난주씨가 번역한 작품을 읽고 참 놀랐다.
이런 게 번역문학 아닌가? 번역문체니 뭐니 신경쓰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글을 읽고 감동을 받으면 그만이다.
왜 내가 소설책을 읽으면서 한문장 한문장 다시 새겨야 하는가.

자기 이름을 역자로 올릴 정도면 번역문학을 하란 말이다.


그러던 중 어제 빌려온 책 온다 리쿠의 <어제의 세계>를 읽으려고 펼쳤는데, 첫 문장이 영 거슬린다. 그냥 읽어 내려갔지만 이거 뭔가 이상하다 싶어 책꽂이를 뒤져보니 내가 재미없게 번역했다고 했던 그 <무라카미 라디오>의 번역가 아닌가.

소설가가 자신만의 문체가 있듯이 번역가도 자신만의 문체가 있을 수는 있다. 그게 독자가 읽기 편한 문체라면 괜찮겠지만, 이 사람의 경우에는 좀 문제 있지 않나?


'만약 당신이 미나즈키 다리를 보러 가고자 한다면, M역을 나오자 마자 일단 그곳에 멈춰서길 권한다'
 - 온다리쿠 <어제의 세계> 중

작가의 표현을 그대로 전해주고자 해서 그대로 직역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거슬린다.
이런 사람이 작가랍시고 글을 쓰고 있기 때문에 국어가 더러워지고 있는 거 아닌가.
책 속의 표현이 공식화되어서 이게 정답이 되어 버린다.
책을 읽는 사람이 그 표현을 그대로 사용한다.

그런거다.

난 지금도 무라카미 라디오를 생각하면 화가 치민다.
일본어를 모른다고 날 무시하는 거냐..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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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레일라